[KVRF #4] LG전자 HMD 프로토타입 상암 KVRF서 공개 '외계인을 갈아 넣었나?'
[KVRF #4] LG전자 HMD 프로토타입 상암 KVRF서 공개 '외계인을 갈아 넣었나?'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9.18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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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비밀병기 VR HMD 프로토타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항간에는 '외계인을 고용해 기술자로 쓰고 있다'는 소문이 돌던 그 HMD가 일반에 공개됐다.


LG전자는 오는 20일까지 개최되는 코리아 VR페스티벌(이하 KVRF)에 참가해 자사의 신형 HMD를 시연하는 자리를 갖는다. 현장에서 지원자들을 받아 약 30분 분량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내용을 꾸몄다. 국내는 물론 해외 전문가들이 줄지어 테스트 할만큼 반향이 있었다. 기자의 경우에도 아침 일찍 시연줄에 이름을 올리고 오후 두시가 넘어서야 겨우 테스트할 수 있었다. 이전 테스트 팀이 양해를 해줬고, LG전자측에서 배려를 해준 덕분이다.

LG전자의 VR HMD는 완성되긴 진작에 완성돼 있었다. 그러나 LG측은 참고 또 참았다. 퀄리티를 더 끌어 올린다음 공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 결과 올해 2월 GDC에서사전 테스트를 마쳤다.  결과는 압도적인 긍정. 세계에서 주목하는 HMD회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이 제품을 정식 출시하지 않았다. 그저 더 좋은 버전이 있다는 것 정도만 이야기할 뿐 그 외는 말을 아꼈다.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그들은 이 제품을 들고 전시에 임했다. 한달 마다 트렌드가 변하는 VR업계에서도 여전히 압도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는 제품이다. 기반 해상도는 물론이고, 착용감, 조작감,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하다. 외계인을 갈아 넣었다는 이야기가 결코 과언이 아니다.

테스트 룸에 입장하자 낯선 환경이 눈에 띈다. 바닥에 카페트를 깔아 전시 공간을 마련했는데 일반적인 체험방과 크기 차이가 있다. LG전자가 보유한 트랙킹 기술은 최대 5m x 5m 공간. 기존 바이브 시연 공간과 달리 넓은 공간을 걸어다니면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트랙킹 오류가 발생해 화면이 끊겨야 정상이 아닐까.

곳곳을 걸어다니면서 엉뚱한 짓을 해봤지만 화면렉이 걸린다거나, 트랙킹 로스가 생기는 부분이 없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잘나가는 HMD들은 대부분 트랙킹 로스가 생겼다. 그런데 더 넓은 공간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대체 무슨일을 벌인건지 궁금한 대목이다. 유일한 단서는 트랙킹 센서. 밸브에서 제공하는 센서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가느다란 실 빼고는 육안으로는 차이점을 파악키 어렵다.


더 당황스러운 점은 해상도다. LG HMD는 1280 X 1440 패널을 2개 쓴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2560 X 1440 해상도인데 패널 퀄리티가 다르다. 인치당 픽셀수가 530개 (플레이스테이션VR은 380개)가 들어가 있다. 그렇다 보니 소위 '모기장효과'를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해상도다.

특히 '포커스'에서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 일부 중국산 HMD의 경우 눈가 정중앙을 벗어나면 시점이 아예 어긋나는 현상이 있는데 LG HMD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기가 쉽게 움직이도록 대충 쓰고 흔들고 고개를 좌우로 심하게 흔들어도 포커스가 흔들리는 법이 없었다. 약 15분동안 기기를 쓰면서 별 짓을 다했는데 눈물 한방울 흐르지 않는다. 뭔가, 분명히 뭔가 숨어 있다. 특수한 패널을 쓴게 아닐까.

대신 사소한 단점이 있다. 회백색 이펙트가 크게 번질때 잔상이 남는다. 잔상은 순식간에 번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눈치채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그 부분만 집중해서 보면 눈에 드러난다. 민감한 유저들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민감한 유저들은 타 HMD에서는 더 심한 고통을 느낄테지만, 적어도 이 기기는 '고통'이라기보다는 '살짝 거슬리는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하드웨어 자체만 놓고 보면 일단 편의성 면에서 독보적이다. LG HMD는 밴드형으로된 고정부를 머리에 쓰고 머리 뒤 조그버튼을 돌려 고정한다음 HMD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 맞추는 플립타입을 쓴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혹은 콘텐츠를 개발하다 오류가 발생하면 그 즉시 HMD를 위로 올리고 대응할 수 있다. 번거롭게 HMD를 썼다 벗었다 할 필요 없이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안경을 쓴 사람도 전혀 문제 없이 착용할 수 있는데, 얼굴에 딱 들어맞게 고정되도록 설계돼 있다. 콘텐츠를 이용하다가 땀이 나면 그저 HMD를 젖히면 되니 더할나위 없다.

현장에서 기자 다음 순서로 기기를 테스트한 것은 나이 어린 소년이었다. 그런데 그 소년도 이 기기를 문제 없이 쓰고, 전혀 흔들림이 없이 영상을 보고 있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적잖은 테스트를 거쳤음을 짐작케 한다.

손에 드는 콘트롤러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설계돼 있다. 바이브 콘트롤러와 크기면에서도 조금 작은데, 그립감이 남다르다. 기기 끝 부분이 묘한 각도로 휘어져 있는데 이 부분이 정확하게 손날에 들어 맞는다. 한국인들의 손 크기에 맞춰서 개발했다고 LG측은 밝혔다. 이 외에도 DP포트를 써서 '응답속도'를 현저히 줄여서 초당 90FPS를 시연 가능하고, 지연율은 2MS이하로 설계돼 있다. 여기에 시야각은 약 120도를 지원하는 등. 스펙상으로 보면 세계 최고 수준 HMD라 불러도 무방한 기기가 나왔다.


그러나 이 기기를 아직 일반에서 만나보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HE사업개발팀 정영호 부장은 "내부적으로 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제품들이 많고 최신 기술들을 보유해 개발하고 있지만 일단 공개 가능한 선에서 기기전시를 결정하게 됐다"며 "LG전자가 어느 정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개한 기기기 때문에 아직 판매할 계획은 잡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LG HMD 프로토타입은 잘 만든 기기다. 당장 판매한다고 하면 구매버튼을 누를 생각이 있을 만큼 잘 만들었다. 왜 팔지 않는지가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뛰어난 퀄리티다. 이미 LG전자는 프로토타입 만으로도 세계적인 HMD제작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그렇다면 그 다음 행보에서 역전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이트하우스 2.0을 기반으로 한 2세대 HMD들이 출시될 즈음. 그들의 진정한 저력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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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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