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 스튜디오 RO, '빅블루' 선봬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 스튜디오 RO, '빅블루' 선봬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5.25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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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정말 꺼내기 힘든 이야기지만 누군가는 해야될 이야기라고 생각해 '빅블루'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스튜디오 로 김성철 대표는 올해로 20년차 개발자다. 오랜 시간동안 게임을 개발해온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인디게임 개발로 전업. 최근에는 가상현실 게임 개발을 선언했다. 그런 그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플레이엑스포에 참가, 신작 VR게임 '빅블루'를 일반에 공개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용으로 개발된 이 게임은 바닷속을 여행하는 돌고래로 분해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를 헤엄친다. 때로는 어두운 밤바다에서 때로는 거친 태풍이 불어오는 바다 위에서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돌고래의 간절한 바람은 계속된다.

"문화는 그 시대의 상황을 반영하게 됩니다. 영화, 음악 등 모두 그 시대 이야기가 담겨 있죠. 당연히 게임도 그 시대 상황을 담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게임은 아직 시대를 반영하고 있지 못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시대를 적나라하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반영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부산 출신으로 현재도 부산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그가 선택한 주제는 '세월호'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 소재를 결정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슬픔을 누군가에게는 불쾌함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시대 가장 큰 화두인만큼 이를 게임으로 풀어 내 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빅블루'를 개발하면서 '게임'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 가장 큰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너무 게임처럼 만들면 '희화'하는 것 같아 결례처럼 보일 수 있고, 그렇다고 아예 게임적인 요소를 빼버리면 그가 내세운 의미가 퇴색된다. 오랜 고민끝에 그는 '돌고래'의 여정을 떠올리면서 가능한한 은유적 기법들을 이용키로 한다. 여기에 게임 속에는 '컷신'을 이어나가면서 이야기를 담는데 사력을 기울였다.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싶지만 자극적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발상에 한계도 분명했고요. '욕심부리지말자'라고 거듭 생각하면서 가능한 부분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김 대표는 올해 여름까지 게임을 완성해 스팀을 통해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은 국내외 전시회를 위주로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저도 제가 부족한 것을 잘 압니다. 주변 분들이 많이 도움을 주셔서 게임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꼭 담아봐야겠다 싶어서 계속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많지는 않더라도 제 게임을 해봐주시고 의견을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대표는 20년동안 게임을 개발해왔지만 지금에서야 비로소 게임을 개발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하고 싶은말을 자신의 게임에 담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행복해 보였다. 허허 웃는 그는 앞으로 70세나 80세가 돼서도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요즘들어 부쩍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쩌면 저는 게임을 개발했던것이 아니라 돈을 개발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이제 돈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 '의미'를 담는 개발자가 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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