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터랙티브 무비 'TABEL' 공개 … 차세대 VR영상 가능성 확인
구글, 인터랙티브 무비 'TABEL' 공개 … 차세대 VR영상 가능성 확인
  • 안일범 기자
  • 승인 2017.04.2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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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카메라, 6채널 음성녹음 동원 개발 시나리오 전개기술 눈길
레스토랑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려 본 기억이 있는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앉아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은 고통스럽기 그지 없다. 여기에 약속 상대가 늦어지기라도 하면 그 불안함과 초조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나, 서로 뭐가 맛있느냐며 이야기를 하는 이들, 이 집은 얼마를 벌까를 계산하는 이들까지 별의 별 이야기들이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상황을 영상으로 찍으면 어떨까. 구글이 최근 공개한 '인터랙티브'영화 'TABEL'은 테이블 사이에 갖힌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시청자는 레스토랑 한가운데 테이블을 배정받고 앉아서 기다린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떠드는 가운데 유독 한쪽 귀에서 큰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면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시청자를 보면서 인사하다가 다시 그들만의 잡담을 나눈다. 다른 곳으로 고개를 들려 보면 이전 사람들의 말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다시 다른 테이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영화에 참가한 배우는 총 10명.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며 10명이 서로 각자 이야기를 하는 장면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대화 속에는 손님들간 관계나, 직업, 갈등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영화를 돌려보면서 각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하다. 한 번 재생해볼때 이야기가 다르고, 두번 재생해볼때 이야기가 다르다. 이렇게 최소 대여섯번 이상 재생을 해보고 나면 비로소 이야기의 전말을 깨달을 수 있다. 그 때 마다 다른 테이블과 연기자들을 쳐다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껌을 씹으며 '뭘봐'라든가 '눈깔아'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으니 실컷 쳐다봐도 괜찮다.

이 영상은 구글이 개발한 VR카메라 '점프'를 이용해 촬영됐다. 점프 내부에 존재하는 미니카매라 16개로 촬영했고 음성은 6개 채널을 이용해 사전 소스가 준비됐다. 이를 스티칭 과정을 거쳐 안정화했고 방향에 따라 음성 볼륨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덧붙여 영상 최종본이 나왔다.

촬영전부터 영상 촬영 경로와 음성 녹음 장소에 각 테이블을 배치하면서 사전에 준비를 끝내놓고 원테이크로 촬영을 마치면서 결과물을 뽑아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완성된 작품은 영화라기 보다는 한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에 가깝다. 관객들이 무대 가운대 앉고 관객을 바라보며 연기를 하는 실험적인 연극이 탄생한 셈이다.

이 같은 기법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활용할 가치는 무궁무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주인공이 탐정이 돼 용의자들을 주변에 세우고 질문을 주고 받으며 범인을 찾는 내용과 같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대화를 하는 구도라면 어떤 장르든 시도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인터랙티브 영화 'TABEL'은 위드구글페이지(http://tabel.withgoogle.com)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재생을 위해서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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