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R] 게임을 하다 말고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 본 적 있는가? '바이오하자드7'
[PSVR] 게임을 하다 말고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 본 적 있는가? '바이오하자드7'
  • 민수정 기자
  • 승인 2017.01.24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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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게 만든다. 단 몇 초라도 숨을 쉬면 발각될 것 같다. 고개를 빼곰 내밀어 반대편 방을 쳐다 보게 된다. 그림자를 쳐다 보면서 제발좀 가라 기원한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스스로 낄낄 웃다가 또 나도 몰래 좀이 쪼그라 든다. 다시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한숨쉰다. 대체 이게 뭐라고...

'바이오하자드7'이 24일 공식 출시됐다. 가상현실헤드셋인 PSVR과 음성을 지원한다. 공포게임인지 액션게임인지 좀비 학살게임인지 헷갈리기 시작한 브랜드 밸류를 완벽히 공포 형태로 탈바꿈해 제작했다.

VR게임으로 변화한 '바이오하자드'는 그야 말로 명작 반열에 올라선 콘텐츠다. 영화에서 보는 것 처럼 '타인의 공포'가 아니라 '나의 공포'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그 어떤 분야도 해낼 수 없는 공포. 바로 '내가 뭔가 해야만 문제가 해결되는' 게임장르의 특징을 기반으로 한 공포다. 영화처럼 '그저 몸을 뒤로 눕힌다음 혀만 차면' 공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어디론가 가서 뭔가를 집은 다음에 도망치거나, 적어도 위협요소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이번 시리즈의 연출은 잔혹하기 그지 없다.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숨죽이고 생각할 타이밍마저 뺏어 가는 연출이다. 유일하게 쉴 공간은 녹음기를 발견했을 때 뿐.그렇다 보니 소위 '정신줄을 놓게' 만들기까지 한다. 다 필요 없고 일단 헤드셋을 벗고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데 지른 돈이 아까워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밖에 없으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스토리와 연출들은 눈물과 콧물을 질질 흘리게 만들고 손에 쥐고 있던 패드를 이리저리 던지게 만들고, 게임하다가 눈을 질끈 감게 만들 정도로 소름이 돋는다.

그도 그럴것이 너무나도 가상현실의 특징을 잘 살린 연출이 압권이다. 애시당초 가상현실 유저들은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만지고 조작해 본다. 그렇다 보니 별의 별 헤괴한 동작들을 하는데, 캡콤팀은 이를 알았음이 틀림이 없다. 애초에 '동작하지 않는 물건'들은 그 위에다가 구더기를 깔아 놓든, 녹이 슬게 만들든, 시체를 덮어 놓든 간에 근처에 조차 가기 힘들도록 디자인 해버렸다. 그걸로 뭔가 이상한 짓을 할 수 없음을 납득시키는데서 부터 몰입감을 잡아 나간다.


이제 유저들의 시야를 가지고 혼선을 주기 시작하는데, 분명히 정면을 보고 있었는데 강제로 누군가 뒤에 와서 때려 눕히더니, 어느 새 싸늘한 바닥에 누워있다. 뒤에서 누가 덮친거다. 그래서 다시 앞뒤를 돌아가면서 지켜보고 있으면 위에서 뭔가가 튀어 나온다. 사다리를 걸을때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조금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연출이다.
특히 압권인 것은 의자다. 게임상에서 유저는 수시로 '의자'에 몸이 묶이는데, 이 상황에서 진행되는 주변 배경과,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은 익히 잘 알려진 '키친'데모는 그저 시작이었을 뿐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게임상에서 유저들의 시야가 닿는 곳에는 반드시 뭔가 장치를 해 놓는다. 예를들어 지하실 한켠에서 '더러운 물'을 지나야 하는 타이밍이 오는데, 물의 색상은 기본이고 물 위에 떠다니는 먼지 조차 놓치지 않는다. 누군가 구정물을 한참 들여다 봐야만 나올 수 있는 연출들이다. 더 압권인 것은, PSVR을 쓰고 이 장면을 플레이 해 보면 더러운 물이 코 바로 밑에까지 들어 찬 상태로 진행되는데 알 수 없는 역겨운 감정에 냄새까지 그대로 와 닿는 듯한 연출들이 오고 간다. 좁은 벽 사이를, 걸어서 통과할때나 위에서 철골이 내려와 비좁은 벽을 통과해야 할때 절로 몸이 움츠려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공포게임 마니아라면 '바이오하자드7'은 필수 구매 타이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특히 '스트레스를 풀 데 없나' 고민하면서 '바이오하자드'를 선택하는 유저들에게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야밤에 누군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른다면 어쩌면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일지도 모른다. 지체없이 다가가 등짝 스매싱을 날려주자.

끝으로 '노약자'나 '임산부'는 절대 이 게임을 플레이해서는 안된다. '청소년 관람불가'등급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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