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M’에서는 팬티를 볼 수 있을까
‘프로젝트M’에서는 팬티를 볼 수 있을까
  • 임홍석 기자
  • 승인 2016.12.02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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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가상현실’, ‘VR의 미래’, ‘가상현실의 순기능’ 이 모든 미사여구는 VR게임 ‘섬머레슨’이 출시 전부터 유저들에게 들어오던 표현이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등장한 ‘섬머레슨’은 출시 직후부터 유저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고 만다.

'팬티를 볼 수 없다'

이 한마디가 유저들에게 주는 중격은 적지 않았다. 덕분에 팬티를 볼 수 없던 게이머들은 일루전의 ‘VR 카노조’를 향해 러브콜을 보낸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콘텐츠가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섬머레슨의 대항마’, ‘모두가 반할 그녀’ 등 온갖 극찬을 받는 국산 VR 게임이 등장했다는 소문.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EVR스튜디오 본사를 직접 찾았다. EVR스튜디오 박재욱 이사와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곧바로 ‘프로젝트M’의 시연에 나섰다. 선입견 없이 게임으로만 판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성친구의 집 앞에서 시작된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반갑게 '나'를 반긴다. 집으로 들어가 그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방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사실 스토리는 모두 '스킵'해서 잘 기억이 안난다. 이야기 도중 '스카이다이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갑자기 화면은 공중에 떠 있는 비행기로 이동한다. 그리고 뛰어내린다.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VR체험 콘텐츠 중 단연 최고의 퀄리티다. 땅에 떨어지기 직전, 현실로 돌아온다. 이제서야 이게 어떤 게임인지 알 것 같다. 다음 상상은 유럽의 해변가. 그녀가 비키니를 입고 있다. 하하하.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내가 사온 '옷'선물을 그녀에게 건낸다. 내가 사준 옷 으로 갈아입은 그녀가 내 목을 껴안고 속삭인다. "내 사이즈는 어떻게 알았어?"

 

그렇게 게임이 끝났다. 결과는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모두가 극찬한 그래픽과 모델링은 가히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기술력은 훌륭했지만 게임을 즐기는 내내 이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왜 팬티를 볼 수 없는 가’였다. 최고의 그래픽과 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진 ‘소녀’가 앞에 있지만, 너무 건전하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직접 몇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분명 자연스럽게 팬티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박 이사는 이미 ‘지스타 2016’ 현장에서 타블로를 닮은 여자 주인공이나 극도로 건전한 콘텐츠들에 대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고 했다. 이러한 질문에 박 이사의 답변은 언제나 한결같다. 

“사실 이 게임 말입니다... 연애시뮬레이션이 아니에요”

박 이사의 말대로 슬프지만 ‘프로젝트M’는 ‘섬머레슨’과 같은 VR 연애시뮬레이션게임이 아니다. 이 게임은 ‘VR 어드벤처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실제로 ‘프로젝트M’ 안에는 연애를 다룬 콘텐츠보다 스카이다이빙 체험이나 유럽의 해변을 걷는 등 전 세계의 아름다운 자연을 여행하는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프로젝트M’는 ‘섬머레슨’보다는 ‘심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공개된 ‘프로젝트M’은 시연 버전이기에 한 명의 인물과의 관계만 그려졌을 뿐, 내년 말에 공개될 완성작에는 대략 40여명에 가까운 인물들이 등장해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체험해볼 수 있을 예정이다. ‘프로젝트M’ 내부에 하나의 ‘마을’이 그대로 구현돼, 이웃집을 오가고 다양한 인물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거대한 가상현실 공간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마을에서 어떤 인물이 등장할지는 우리도 모릅니다. 저희도 우리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빨리 찾고 싶어요.”

‘프로젝트M’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실제 인물을 모델링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모델이 섭외되느냐에 따라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달라진다는 것이 박 이사의 설명이다.

앞서 말했듯이 모델링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입모양과 대사는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웃을 때 눈주름까지도 실제의 그것과 같다. ‘프로젝트M’에서 미녀와의 데이트를 꿈꾸는 유저라면 직접 EVR스튜디오에 아름다운 모델을 추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박재욱 이사에게 정말로 팬티를 볼 수 없는지 다시 한 번 물었다. 박 이사는 웃으면서 답했다.

“아마 볼 수 있을걸요? 그래서 이미 속바지를 입혀놨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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